항암 중이라 가발이 필요했는데 유명한 곳들은 맘에 드는 게 없고 가격도 세서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통가발이라고 검색하니까 클립스 가발이 뜨더라고요. 항암 환자들 사이에서 한 번도 언급된 걸 본 적이 없는 곳이라 스타일은 맘에 드는데 별로여서 안 알려진 게 아닐까 싶은 마음에 고민만 하다가 30프로 할인하길래 가격이 너무 착해서 질렀습니다. 어두운색이 안 어울리는데 색상이 하나고 실물도 역시나 너무 어두워서 보자마자 망했다는 생각을 먼저 했었고 시착해본 뒤엔 마음이 완전 바뀌었어요. 이 정도 제품력에 가격까지 착한데 왜 안 알려졌지? 이 생각 밖에 안 듭니다. 우선 클립스까지 포함하면 세 군데 가발 써보는 건데 제일 얇고 통풍이 잘 돼요. 바람 들어오는 게 느껴지는 거 처음입니다. 그렇다고 숱이 없는 것도 아니에요.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적당함에 거의 손질할 필요 없게끔 커트가 잘돼있어서 살짝만 만져주면 자연스럽습니다. 외출 시 엉킴도 타사에 비해 아~~주 적었고 가르마도 손으로만 해도 손쉽게 휙휙 바꿔집니다. 아쉬운 점은 귀 부분이 핀 때문에 밀착되지 않고 살짝 떠요. 민머리엔 쓸 일이 없어서 이 부분은 머리카락 없는 사람한테 해당되는 단점입니다. 그리고 이마 부분 레이스가 3~4미리 정도 더 나와있으면 안정감 있게 밀착될 것 같아요. 색상이 한가지인 점도 아쉬웠어요. 그래도 단점이 크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가발 자체가 너무 괜찮아서 앞으로 가발 필요하면 클립스 제품을 제일 먼저 볼 것 같아요. 앞머리 없는 가발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네요!